책소개
지식을만드는지식 ‘한국동화문학선집’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100명의 동화작가와 시공을 초월해 명작으로 살아남을 그들의 대표작 선집이다. 지식을만드는지식과 한국아동문학연구센터 공동 기획으로 7인의 기획위원이 작가를 선정했다. 작가가 직접 자신의 대표작을 고르고 자기소개를 썼다. 평론가의 수준 높은 작품 해설이 수록됐다. 깊은 시선으로 그려진 작가 초상화가 곁들여졌다. 삽화를 없애고 텍스트만 제시, 전 연령층이 즐기는 동심의 문학이라는 동화의 본질을 추구했다. 작고 작가의 선집은 편저자가 작품을 선정하고 작가 소개와 해설을 집필했으며, 초판본의 표기를 살렸다.
이미애는 ‘건강한 여성성을 지닌 작가’다.
현대 사회에서 사회성과 사회 지능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는 데 모두가 공감할 것이다. 그 중심은 공감 능력이며, 다른 사람·집단·국가 간의 이해와 소통 능력이다. 이것들은 수평적 성향의 여성성 가치다.
그가 단순히 여자아이를 주인공으로 했다고 여성성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수평적인 관계 맺음, 즉 섬세하게 그려 낸 소통과 화해의 과정뿐만 아니라 그 감정의 결을 찾아내서 펼치는 그녀의 뛰어난 관찰력 또한 여성성의 가치다. 그는 여자라서 여성적인 것이 아니라 개체적으로 독립되고 주체적으로 여성성을 완성해 가기 때문에 여성적인 이 시대에 필요한 작가다.
이미애는 특히 예민한 10대 소녀들에게 관심이 많다. 그의 작품들은 소녀들이 겪는 성장통을 도와주는 ‘진통제’나 생활에 활력을 주는 ‘비타민’ 같은 역할을 한다. 이것이야말로 잘된 문학 작품의 역할이다. 이미애는 그녀의 작품에서 10대 소녀들의 예민한 감정의 결을 섬세하게 표현하면서 또래 독자들에게 위안이 되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또한 작품 속 어머니들의 모습을 통해 건강한 여성성의 가치를 실현하는 데 예시를 보여 줬다. 그녀들은 잘못이 있다면 나중에 깨닫고 잘 받아들일 수 있는 바른 시선과, 아이의 장단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곧은 시선을 가졌으며, 귀농을 실천하거나 동물을 사랑하는 등 생명과 자연을 생활 속에서 사랑하는 모습을 보인다. 무엇보다 아이가 갈등을 겪을 때 전해 주는 조언들과 행동들은 균형과 열린 지평을 지닌 어머니로서 또한 조력자로서 충분한 모습이다.
이미애가 넉넉한 품성으로 동화의 기본 요소인 꿈과 희망 이외에 타인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주인공들을 제시한 것이다.
200자평
198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와 ≪대구매일≫ 신춘문예 동시 부문에 당선한 이미애는 ‘건강한 여성성을 지닌 작가’다. 그는 수평적인 관계 맺음, 즉 섬세하게 그려 낸 소통과 화해의 과정과 그 감정의 결을 찾아서 펼치는 뛰어난 관찰력으로 여성성의 가치를 동화에 녹여 냈다. 이 책에는 작가의 여성성을 확인할 수 있는 <많은 게 있다!>와 <아이들의 거짓말>이 수록되었다.
지은이
이미애는 1964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198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와 ≪대구매일≫ 신춘문예 동시 부문에 동시 당선했다. 여성지 기자, 방송국 구성 작가 등으로 일했다. 1994년 눈높이문학상을 받아 동시집 ≪큰 나무 아래 작은 풀잎≫을 펴냈고, 같은 해 다른 작품으로 새벗문학상도 받았다. 2000년 ≪꿈을 찾아 한 걸음씩≫으로 삼성문학상을 받았다.
해설자
황혜순은 1977년 경기도 여주에서 태어났다. 건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박사 수료 후 대학에서 글쓰기와 (아동)문학 관련 강의를 하면서 박사 논문을 준비 중이다. 계간 ≪아동문학평론≫ 2006년 봄 호를 통해 아동문학 평론가로 등단했다.
차례
작가의 말
많은 게 있다!
아이들의 거짓말
해설
이미애는
황혜순은
책속으로
1.
“못물 속에 아무것도 없어 보여도 물풀이랑, 물고기들이 살고 있잖니? 이곳에 아무것도 없어 보이지만 이제 홍두가 만나게 될 친구들이랑, 산토끼랑, 다람쥐랑 많은 게 있어. 그리고 뭐가 있는 줄 아니?”
나는 말없이 고개를 저으며 아빠 눈을 올려다보았다. 아빠가 나와 눈을 맞추며 말했다.
“희망이 있어. 우리 홍두는 열심히 자라 줘, 아빠는 열심히 일할게.”
나는 그제야 활짝 웃으며 아빠를 위해 엄지를 높이 세워 보였다.
-<많은 게 있다!> 중에서
2.
“엄마, 다시는 거짓말도 안 하고 도둑질도 안 할 테니까 이대로 도망쳐서 아무도 모르는 곳에 가서 살면 안 돼? 이사 가고 전학 가면 되잖아. 그럼, 내가 거짓말한 것도 모를 테고 다시는 거짓말 같은 거 안 하고 살면 되잖아. 응?”
엄마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하영이를 달랬습니다.
“그렇게 해 봤자 하영이 너 자신을 다시 한 번 더 속이는 거야. 거짓말을 하고도 아무런 벌도 받지 않았고, 괴로움도 없었으니 또다시 편리한 대로 거짓말을 하게 될 거란 말이야…. 하영아, 엄마도 이제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거짓말하지 않을게. 하영이가 혼자서 못 하겠으면 엄마가 함께 가서 도와줄게.”
-<아이들의 거짓말> 중에서